올해로 미국에 이민 온 지 28년째가 되어서 이제 조국에서 산 시간이나 이곳에서 산 시간이

비슷해졌습니다.   이곳에 오랫동안 살면서 개인적으로 고국에서 살 때보다 가장 큰 변화를 이룬

것이 있다면 '오래참고 기다리는' 삶의 태도일 것입니다.   그래도 우리 민족 특유의 '조급함'이

여전히 내 속에 남아 있어서 지금도 이곳에 사는 미국인들에 비해 부족하게 여겨져서 가장 도전받는

삶의 부분 역시 차분하고 여유있게 기다릴 줄 아는 '인내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이민 초기에 이 사람들의 여유있는 인내심을 노스캐롤라이나주의 그린스보로 공항에서

경험을 했습니다.   비행기가 수리 미비로 6시간이나 늦게 출발을 하는데 안내 방송이 나오자

100여명의 탑승자 중에 한 사람도 큰 소리를 내지 않고 묵묵히 기다리는 것이었습니다.  

간혹 급한 사람이 안내하는 사람에게 다른 경로로 목적지로 가기 위해 조용히 상의하는 모습은

있었지만 그들조차 결코 큰 소리를 내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 차분하게 기다리던 승객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합니다.

   그리고 몇 년 후에 단기 선교를 위해 중국에 들러서 일을 마치고 베이징 공항에서 국내 비행기로

서울로 돌아갈 때 비행기가 사정이 생겨서 3시간이 늦어진다는 안내 방송이 나왔을 때의 장면도

저의 뇌리에 결코 잊을 수가 없습니다.   안내 데스크에 있던 중국인 직원과 한국인 직원이 도망을

쳐서 나타나지 않을 정도였으니까...

   그 조급함이 '빨리빨리 문화'를 만들어서 좋은 점도 약간은 있겠지만, 믿는 자로서 그리스도들 닮고

이웃을 온전히 사랑하며 이 땅에서 영생을 준비하는데 영혼의 '독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 또한

'조급함'입니다.   왜냐하면 '조급함'의 뿌리는 '이기주의적 마음'에 있고 '이기주의적 마음'의 실체는

'이웃 사랑'이 아니라 '자기 사랑'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고린도 전서 13장 말씀을 통해 사랑은 '오래참고'로 설명을 하십니다.   그리고 마지막도

"사랑은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사랑하는 만큼 참고, 참는 만큼 사랑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모두 성령님에 의지하여 인내심을

키움으로 우리 속에 하나님께서 기뻐하시는 사랑의 능력을 풍성하게 소유하기를 소망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