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리 크리스마스>

이창열

 보통의 경우 11월말이나 12월초에 집안 창고에 있던 크리스마스 트리를 꺼내어 장식을 해 왔는데 올해는 12월이 되고도 열흘쯤 지나서야 집안에 트리를 조립해 세워 불을 밝히고 단촐하지만 집 밖에도 약간의 장식을 하였습니다. 예년에는 우리 동네의 이웃들도 각자의 집밖의 장식에 불을 밝히는 집이 많았는데 올해는 확실히 예년과 같지 않음을 느낍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집 안팎으로 장식을 하고 불을 밝히는 집들은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을 축하하고 감사하는 마음도 크겠지만 코로나로 인해 다른 때보다 우울해진 분위기를 반전시키고 힘들어하는 이웃들의 기분을 캄캄해진 저녁때라도 격려해주기 위한 마음이(우리들도 그런 마음) 강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성탄절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세우고 불을 밝히는 관습은 종교개혁을 주도했던 마르틴 루터로부터 시작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가 어느날 밤 집 근처 하얀 눈을 뒤집어쓴 전나무가 무성한 숲속에 들어갔을 때 달빛에 반사하는 아름다운 빛들속에서 빛으로 오신 예수님이 연상되어 조그만 전나무 한 그루를 베어 집안에 장식하고 그 위에 불을 밝힌 것이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의 시작이라고 합니다.

 우리를 사랑하시되 지극히 사랑하시어 우리의 죄를 대신 지고 죽으심으로 구원의 길을 열어 놓으시려고 광대하고 무한하신 성자 하나님께서 하늘위의 영광스런 보좌를 뒤로하고 우리 눈에 보이지도 않는 작은 수정란이 되셔서 이 땅에 찾아오신 사건은 그 어떤 감사의 표현도 부족할 것입니다. 우리를 포함한 지상에 있는 그 어떤 피조물도 하나님의 그 놀라운 희생적인 사랑을 찬양하기 부족하기에 지극히 높은 곳에 있는 천군천사들이 온 힘을 다해 예수님의 탄생을 보고 큰소리로 찬양을 했을 것입니다. 그들은 찬양하기를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땅에서 하나님께로부터 기뻐하심을 입은 사람들은 하나님께서 주시는 평강을 선물로 받았기에 그 평강을 느끼고 감사하며 또한 그 평강을 이웃들에게 용서와 사랑으로 나누는 사람들이 된다는 의미입니다.

 온 천지에 팡파르를 울리며 이 땅에 내려오셔도 부족했을텐데 팡파르는 고사하고 가난한 집안의 아기로 태어나시는 곳도 가장 누추한 짐승의 우리에 참으로 겸손하게 찾아오신 예수님은 그렇게 찾아오심 자체가 십자가의 희생 못지않게 큰 희생가운데 우리에게 사랑을 나타내신 것입니다.

 예수님의 사랑은 거기서 그치지 않으시고 죄가운데 살던 무지한 우리로 하여금 그 사랑을 알게 하시고 믿게 하시고 자녀로까지 삼아 주셨습니다. 메리 크리스마스라는 말은 그런 예수 그리스도를 즐거운 마음으로 예배드린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모두 기쁨과 감사로 하루하루 예수 그리스도 앞에 예배드리며 사는 성탄절이 되기를 바랍니다.

"지극히 높은 곳에서는 하나님께 영광이요 땅에서는 하나님이 기뻐하신 사람들 중에 평화로다" 누가복음 2장 14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