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의 3단계>

이창렬 목사        

     제자들이 성 어거스틴에게 신앙상활하며 어떤 덕목이 가장 중요한지를 물어보았을 때, 성 어거스틴은 지체하지 않고 ‘겸손’이라고 대답했습니다. 그럼 두번째 우리가 힘써야 할 덕목이 무엇인지를 제자들이 물어보았을 때, 두번째도 세번째도 겸손이라고 대답을 했습니다. 성경을 생명처럼 사랑하고 아끼던 성 어거스틴이었기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가장 중요한 태도가 ‘겸손’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제자들에게 ‘겸손’의 중요성을 가르쳤던 것입니다. 성경은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교만한 자를 대적하시고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는 진리를 선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과 은혜로 구원을 받았어도 우리 속에는 여전히 교만한 마음이 꿈틀대고 있기 때문에 계속 기도하고 말씀을 묵상하며 겸손한 사람이 되도록 힘써야 하겠습니다 (예수님을 닮아가는 길이기도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어떻게 반응해야 하는지 스스로를 돌아보며 하나님께 매달리는 길이 가장 좋을 것 같아 세가지 구체적인 단계를 성경을 토대로 해서 정리해 보았습니다.

     첫째는 일이 형통하거나 잘 풀려 나갈 때 나의 노력이나 내 실력으로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도우심으로 된 것임을 알고 ‘하나님의 은혜’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마음으로도, 입술로도). 요셉은 비록 3천년 전에 살았던 사람이지만 당시 가장 강했던 나라인 애굽의 총리로 지내면서도 자신의 삶이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임을 애굽 사람들에게도 형제들에게도 고백하며 살았습니다. 그 정도는 나도 하면서 산다고 생각할 지 모르지만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면 남들이 칭찬하는 일을 해냈을 때 ‘하나님의 은혜’를 생각하기 보다 일단 우쭐해하며 교만한 반응을 보이는 게 우리의 모습입니다.

     둘째는 내가 누군가에게 욕을 먹거나 비난을 당할 때 곧바로 반격하지 않고 일단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그 사람이 친구일 수도 있고, 직장 동료일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가까운 친지나 교회 가족이나 부부지간 일수도 있습니다. 물론 누군가에게 나의 모습이 부정적으로 평가 받는 것을 좋아할 사람은 세상에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하나님 앞에서 심히 부패하고 거짓되고 악한 나의 모습을 십자가를 통해서 보고 받아들이고 인정한 사람들입니다. 한번 인정한 사실을 다시 인정하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누군가 나에게 부정적인 말을 할 때 그 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그 말이 맞네 틀리네 하며 분노를 드러내며 싸우기도 합니다. 다윗은 아들 압살롬의 난 때 맨발로 도망가는 어려움 가운데 일개 촌장쯤 되는 시므이로부터 말도 안되는 욕과 저주를 들었습니다. 그가 들은 욕과 저주가 사리에 맞지 않는 말들이었지만 그런 말들조차 하나님의 음성으로 듣고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하나님께로부터 ‘내 마음에 합한 자’ 라는 인정을 받았습니다.

     셋째는 나의 약함과 부족함과 단점을 언제든지 필요한 상황이라면 이웃에게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누구든지 자신의 단점과 부족함과 약함은 어떻게든지 감추고 싶어합니다 (추한 과거 포함). 그런데 성경은 위대한 인물들의 수치스러운 일들을 적나라하게 기록해 놓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부족하고 연약한 구석이 있으며 남에게 이야기하기조차 부끄러운 어두운 과거들이 있다는 진리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도 바울은 자신을 구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는 하나님께 영광 돌리기 위해 또 그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머물러 있기 위해 언제든지 자신의 죄인됨과 약함을 자랑하겠노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교만한 존재인 우리가 겸손하게 변화 받기가 쉽지 않지만 내 삶에 교만함이 꿈틀댈 때마다 성령님께 부탁하며 겸손한 모습으로 조금씩 조금씩 변화 받으며 나아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