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살 정현의 아름다운 도전>

이창열 목사

     저는 모든 스포츠를 다 좋아해서 시간이 허락되면 텔레비전에서 중계해주는 중요한 경기들을 시청하는 것을 아주 좋아합니다. 지난  목요일 저녁에는 우리나라의 스물 한 살 청년 정현이란 테니스 선수가 현재 세계랭킹 1위인 로저 페더러와 남자 프로 테니스 월드 투어 파리바 오픈 단식 8강전을 치뤘습니다. 비록 세트 스코어 2대0으로 지기는 했지만 여러 차례 페더러를 당황스럽게 하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과거에 세계적인 선수들의 테니스 경기를 시청할 때면 “언제쯤 우리나라 테니스 선수가 메이저 테니스 대회에서 우승을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곤 했는데 지난 호주 오픈 테니스 대회와 지난 목요일 저녁 경기를 보면서 늦어도 내년 말까지는 그런 소원이 이루어질 수도 있겠다는 (물론 빠르면 올해도 가능하겠지만) 기대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비록 나이는 아직 어리고 큰 경기의 경험도 많지 않지만 경기 전체를 보는 시야나 경기를 풀어나가는 능력, 또 참아야 할 때 노인들처럼 꾹꾹 참으며 기회를 노리는 정현의 모습을 보면서 테니스 계의 보물을 우리나라가 얻었다는 생각에 뿌듯한 마음을 누를 길이 없습니다.

     과거 이형택 이라는 훌륭한 선수가 있었지만 당시 최고였던 피트 샘프라스 선수를 위협할 정도까지는 이르지 못했었고 체격도 크지 않은데다가 나이도 어느정도 있어서 그런 기대를 하지 못했었는데 정현 선수는 나이도 어린데다 신체적 조건도 훌륭하고 실력도 일취월장하고 있어서 세계 챔피언의 자리가 그에게 그렇게 멀어 보이지 않습니다. 박태환이나 김연아 선수도 그렇지만 우리나라는 인기가 별로 없는 분야에서 남들이 알아주지 않을 때 자녀의 재능을 발견하고 그것을 키우기 위해 부모들이 동분서주하며 갖은 고생 끝에 한 분야의 최고의 자리까지 이르게 해서 나라의 위상을 높이는 일들을 보면서 선수도 선수지만 참 훌륭한 부모님들이 우리나라 구석구석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가 다 알고 있듯이 대한 체육회 산하에 있는 각 종목의 연맹이나 기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공정하게 선수들을 양육하거나 지원해주지 못하는 (일반적으로) 상황에서 저런 위대한 선수들이 우리나라에서 계속 나오고 있다는 게 참 신기하기도 하고 또 한편 대견스럽기도 합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 세상의 챔피언과 믿음의 챔피언에 대해 생각해 보았습니다. 세상의 챔피언이 되려면 어릴 때부터 엄청난 양의 노력과 땀을 흘려야 합니다. 그러나 믿음의 세계에서 우리들은 세상 사람들이 목표로 하고 흘리는 노력만큼 죽어라고 신앙생활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세상의 챔피언이 흘리는 만큼의 땀을 흘리며 하나님을 섬기면 그런 사람은 아마 천국에서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것입니다. 하나님은 누구라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는 일, 누구라도 하나님을 사랑하면 할 수 있는 일들에 순종하는 자녀들에게 믿음의 챔피언 자리를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스포츠나 다른 분야의 챔피언들을 볼 때마다 믿음의 세계를 열어주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립니다.

“ 너희 중에 크고자 하는 자는 너희를 섬기는 자가 되고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 마 20: 26 –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