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가 화요일 저녁에 성경공부를 마치고 집에 와서는 열쇠고리 장식용으로 달고 다니던 서진이의 돌사진을 잊어버렸다고 해서 기분이 좋질 않았다.

새벽기도에 갔다오면서 주차장에서 사진을 찾아보라는 아내의 충고가 달갑게 들리지 않았고 밤새 어디론가 날라갔을 것이라는 생각에 귀찮은 생각마져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기도를 마치고선 무심결에 교회밖을 나서려는 순간 잊어버린 사진이 생각났고 다시 돌아가서 사진을 찾아야하는지 집으로 향해야하는지 잠시 고민하다 그냥 내리 집으로 향했다.

무심히 온 나에게 아내는 자신이 낮에 가서 찾아봐야겠다고 협박아닌 협박을 했고 나는 "그럼 그러셔" 하고 학교를 향했다.

머리가 아프다고 아내는 온 종일 집에 있었고 나는 잊어버린 사진이 아쉽지만 어쩔 수 있느냐라는 자조섞인 생각으로 잊어버린 사진은 뇌리에서 점차 희미해지고 있었다.

다음날 아침, 교회를 향하는 차안에서 문득 그 사진이 생각났고, 어쩌면 찾을 수 있을 것 같다는 이상한 소망함이 내 마음에 맺혔다.  그리고 이상하게 기도하는 마음이 생겼고 아침 기도시간에 사진을 찾게 해달라고 세살짜리 서인이식의 기도를 드렸다. 

기도를 마치고 주차장으로 나왔을 때는 사진을 잊어버렸다는 장소가 마침 비어 있었고 나는 조심스런 눈으로 찬찬히 바닦을 살펴보았다.  그런데...  이게 왠일인가!  사진을 담았던 작은 플라스틱 조각이 쓸쓸하게 누워있었다.  나는 그 조각을 손에 쥐고 기대되는 마음으로 잔디 수풀과 주차석 주변을 살폈다.  하지만 서진이의 돌사진은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하는 수 없이 집으로 돌아왔고 플라스틱 조각으로 위안을 삼아야 했다.  아내는 오늘은 교회에 가서 마주 찾아봐야겠다고 했고 나는 그런 마음을 막을 수 없었다.     

그런데 오후에 학교에서 일하고 있는데 사진을 찾아다는 전화를 받았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어떻게???

어떤 분인지 모르겠지만 엄지손톱만한 작은 사진을 주워서 교회 입구 정수기 위에 조심스레 올려놓았던 것이다.  시간을 초월하시는 하나님께서 그분의 마음을 주장하시고 우리에게 소망의 마음을 불어넣어주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소중한 사진 하나에 작지만 놀라운 은혜를 체험하게되었다.  참 감사하다.